오늘은 이사하는 날, 날씨 진짜 맑은 날
이방의 추억과도 마지막 작별 인사하는 날
방한구석 내 이삿짐을 높이 쌓아둔다
이것도 이별인가? 마음이 좀 이상하구나
전 주인이 두고 갔던 상태가 썩 괜찮던
반찬통과 냉장고 미안해 여태껏
한 번도 제대로 배부르게 해주지 못해서
염치없지만 이 못난 주인을 용서해줘
어떤 날은 우리들의 암울했던 이야기와
피워댔던 담배연기로 자욱했었지
또 어떤 날은 그녀의 향기로 가득했었지
단둘이 있을 때 이방이 얼마나 아늑했던지
잊지 못할 거야 그리 길지 않았던 기간
먼지처럼 쌓여갔던 수북한 시간
영원할 것 같았던 그 시절은 더 빛나
깜빡이던 형광등이 눈에 밟힌다
작디 작았던 창문틈사이로 흘러나왔던 너와 나의 이야기
밤하늘아래서 두런두런 나누던 옮기지 못했던 이야기
삐걱대며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방문도
지나가는 사람들 신발이 보이던 창문도
소음과 또 잡음도 소문보단 괜찮은걸
이거보다 못한 방에서도 잘 버텨왔는걸
난 걱정 안 해 저기 아주 조그맣게
들어오는 햇빛만으로도 난 아직 견딜만해
또 소심하게 축 쳐져있지 않게 조심할게
시시콜콜한 이야기 오늘부터 또 시작해
낡은 옥탑 방에 조금은 소란스러운 평상
그 위에서 우리 둘이 함께 누워서 꼬박
별을 보고 싶던 드라마같이 유치한 내 로망
몇 달 동안 미뤄질 것 같은 내 소박한 소망
오늘부터 내 집은 한낱 반지하 지만
지금부터 내가 살아갈 인생은 반전이다
오늘은 이사하는 날, 날씨 진짜 맑은 날
왠지 모르게 기분이 좀 이상한 그날
작디 작았던 창문틈사이로 흘러나왔던 너와 나의 이야기
밤하늘아래서 두런두런 나누던 옮기지 못했던 이야기
집주인아주머니 편의점에 가는 거리
깜빡거리던 가로등이 서있던 그 골목길
밤잠을 설치게 했던 민망한 그 옆집
매달마다 날 아프게 했던 공과금용지
낮에는 너와 내가 가득 뿌려두고
밤에는 저 별들과 곰팡이가 훔쳐듣던
축축하지만 아름다웠던 이야기
그 작은 공간에서 다들 빛나길
작디 작았던 창문틈사이로 흘러나왔던 너와 나의 이야기
밤하늘아래서 두런두런 나누던 옮기지 못했던 이야기
- 专辑:행진
- 歌手:아날로그 소년
- 歌曲:이사하는 날